[리딩 노트]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 습관은 구조를 낳는다 ― 다윈의 사고에서 AI 신약개발의 미래를 읽다

습관은 구조를 낳는다 ― 다윈의 사고에서 AI 신약개발의 미래를 읽다 인공지능이 분자를 설계하고, 가상 공간에서 치료제를 예측하는 시대. 우리는 신약개발의 프론티어에 서 있다. 하지만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무엇이 진정 ‘좋은 분자’를 만드는가? 그리고 생명은 왜 특정 구조를 선택하는가? 이 질문의 뿌리를 찾고자 나는 다윈의 나라, 런던으로 향했다. 그리고 웨스트민스터 사원…

습관은 구조를 낳는다 ― 다윈의 사고에서 AI 신약개발의 미래를 읽다

인공지능이 분자를 설계하고, 가상 공간에서 치료제를 예측하는 시대. 우리는 신약개발의 프론티어에 서 있다. 하지만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무엇이 진정 ‘좋은 분자’를 만드는가? 그리고 생명은 왜 특정 구조를 선택하는가?

이 질문의 뿌리를 찾고자 나는 다윈의 나라, 런던으로 향했다. 그리고 웨스트민스터 사원 깊은 곳, 찰스 다윈의 묘비 앞에 섰다. 『종의 기원』을 다시 읽기 위해. 이 고전은 단지 생물학 이론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구조를 선택하게 하는 반복의 힘, 즉 ‘습관(habit)’이라는 작지만 근원적인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책이었다.

많은 이들이 다윈을 자연선택의 상징으로 기억하지만, 그의 글 곳곳에는 반복된 행동이 생물학적 구조를 형성한다는 통찰이 숨어 있다. 다윈은 ‘습관’이 장기적인 형태 변화를 유도하고, 그 후 자연선택이 이를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진화를 설명했다.

이 개념은 지금 우리가 마주한 생명공학의 문제와도 깊이 연결된다. 생명 시스템은 정적인 구조물이 아니라, 반복되는 자극과 환경 반응을 통해 역동적으로 형성되는 패턴의 총합이다. 이는 후성유전학(epigenetics), 단백질 폴딩, 신경회로망 발달, 그리고 지금의 AI 기반 약물설계가 주목하는 핵심 영역과도 맞닿는다.

예를 들어, AI가 약물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타깃과 결합하는 구조적 적합성이다. 하지만 구조는 단지 3차원적인 형태만이 아니다. 그것은 반복된 상호작용의 결과이며, 그러한 반복을 통해 특정 기능이 안정화되고 고정된다. 이는 마치 다윈이 말한 ‘습관이 구조를 낳는다’는 통찰과 닮아 있다.

나는 내 일상으로도 시선을 돌렸다. 예컨대 아침마다 무의식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그 단순한 반복. 그것은 단지 카페인의 문제를 넘어서, 내 생체 리듬과 사고 패턴, 일상의 감정 곡선을 형성하는 하나의 구조적 장치가 된다. 작은 반복이 결국 존재의 방향성을 설계한다.

신약개발도 마찬가지다. 생명 시스템은 단지 분자 간 반응이 아닌, 패턴의 선택과 강화로 이루어진다. AI는 그 패턴을 데이터에서 학습하지만, 우리가 진정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이 그 패턴을 ‘좋다’고 판단하게 하는가라는 철학적 물음이다.

다윈의 사유는 우리에게 말한다. 진화는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반복 속에서 결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오늘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떤 반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치료제가 결정된다.

생명은 반복을 통해 구조를 만든다. 그리고 그 구조는 다시, 생명을 선택하게 한다.

AI 시대의 신약개발이 단순한 예측을 넘어서, 의미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단계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다윈이 남긴 사고의 흔적을 다시 읽어야 한다. 그는 생물학자가 아닌, 반복을 통해 형태를 설계한 철학자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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