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는 사람에게 — 체셔고양이의 대답
“어디로 가야 하죠?”
앨리스가 묻는다.
체셔고양이는 미소를 지으며 되묻는다.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
“어디든 상관없어요.”
“그럼 어느 길로 가도 상관없지.”
이 짧은 대화는 단순한 농담처럼 들리지만, 인생의 본질을 찌른다.
우리는 자주 길을 묻는다. 어느 학교를 가야 할까, 어떤 직업이 좋을까, 누구와 함께할까. 그러나 정작 ‘어디로 가고 싶은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일은 적다.
그래서 우리는 방향표지판 앞에 서서 방황한다.
체셔고양이는 말한다. “목표가 없으면 모든 길이 옳고, 동시에 아무 길도 옳지 않다.”
그의 웃음 속에는 냉정한 현실이 담겨 있다. 목적이 없는 걸음은 어디에 닿든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길을 잃는 것이 목적을 찾는 시작이 되기도 하니까.
하지만 적어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
그 물음이 생기는 순간, 세상 모든 길은 비로소 지도 위에 제 모양을 드러낸다.
앨리스는 결국 계속 걸었다.
그녀가 도착한 곳이 정답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건, 자신이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묻는 순간부터, 그 길은 자기 자신의 것이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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